아파트 맞은편에 들어서는 120m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때문에 경관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眺望權) 등을 침해당했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2층(42.2m) 높이의 A아파트 주민들은 2002년 9월 단지 남서쪽 35m 도로 건너편에 35층(약 120m)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공사가 시작되자 발끈했다.평온한 단지 주변이 공사장화하면서 소음 등으로 인해 주거환경권이 침해받고 무엇보다 일조권과 조망권을 잃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에 따라 주민 588명은 2002년 말 시공사인 B사와 재건축조합 주민 등 345명을 상대로 20층 이상 건축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김상철 부장판사)는 11일 "경관 조망권은 차단물이 없는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반사적 이익일 뿐, 조망권 그 자체가 조망하는 자의 개인적인 권리라고 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즉 조망권은 개인의 의지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주변 여건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익일 뿐, 법적으로 보호까지 받을 수 있는 권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도시계획법상 일반 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는 아파트가 일반 상업지역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건물로 인해 일조권 침해를 받았을 때, 기존 일반 주거지역에 적용되는 일조권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형영기자 ahn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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