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 열풍이 불고 있다. 음력 윤달은 3년에 한번씩 오는데 이 때는 조상의 묘를 만져도 탈이 없으며 수의를 미리 준비해 놓으면 무병장수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때문에 이장이나 개장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물론 관련 업계에서는 윤달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결과 요즈음 전국의 화장장은 개장을 한 이들의 화장 수요가 넘치며 화장장에서 종사하는 이들은 연일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이는 그 동안 꾸준히 변해가고는 있었지만 묘지 중심이었던 우리나라의 매장법이 화장 중심으로 바뀌는 조짐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굳이 윤달이 아니라 하더라도 국토의 면적에 비해 인구가 많은 우리로서는 매장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필자 역시 어머니를 화장으로 모셨다.
하지만 무조건 화장이 최고라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가능한 많은 이들이 화장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화장이냐 매장이냐 하는 문제에서부터 납골로 할 것인지 산골로 할 것인지의 선택은 개개인들이 지니고 있는 사상적, 문화적 견해가 존중돼야 한다. 또 매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어려운 점에 대해 대중적으로 꾸준한 홍보와 설득이 이루어져야 한다. 매장으로 인해 소요되는 무덤의 넓이에 대해 1년에 여의도 몇 배의 국토가 묘지로 없어지고 있다는 식의 입장만 강조된다면 또 다른 문제나 갈등을 야기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화장장려운동 등 장묘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민간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보조해야 한다. 행정의 결정은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상업성을 지니는 업자들보다 의사 결정은 물론 시행에 있어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이 결정을 내리는데 오랜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사이 일부 업자들에 의해 타당하지 못한 가격으로 장묘 관련 시설을 사용하고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들 뿐이다. 동시에 상업성에 의해 전통적 미풍양속의 하나인 효사상까지도 훼손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장묘 문화 개선을 위해 애쓰는 민간단체들의 바른 뜻이 정부의 곧은 의지와 올바르게 조화를 이룰 수만 있다면 우리의 장묘 문화는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지녀왔던 미풍인 효사상의 선양과 더불어 멋진 문화로 승화 될 것이다. 또 통과의례의 하나인 장묘와 관련하여 눈살 찌푸리는 일도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송위지 서울보건대 교수 한국장례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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