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제2의 전쟁'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한국군 현지조사단이 9일 오후 현지로 출국,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당초 조사단은 자이툰부대 파병후보지인 술라이마니야주와 아르빌주 가운데 여건이 좋은 곳을 파악하는 것이 주임무였으나 이라크 상황이 악화하면서 과연 파병을 해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자료도 집중적으로 수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병후보지의 치안이 안정돼있어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조사단이 현지 정세가 불안하다고 결론을 내릴 경우 파병 철회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국방부의 처지이다.국방부 합참 육군본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 관계자 13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바그다드의 연합합동사령부(CJTF-7)를 방문, 미군으로부터 현지 정세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파병지로 압축된 이라크 북동부 쿠르드 자치지역 내 술라이마니야주와 아르빌주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민중봉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아파 및 수니파의 적대행위가 파병후보지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서 집중적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군 파병지로 북부 키르쿠크 지역을 결정하면서 몇 개월 후 치안상황 악화를 예측하지 못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조사단은 매우 조심스럽게 정보수집에 나설 방침이다. 조사단은 쿠르드 자치주 지도자들을 광범위하게 접촉, 면밀하게 상황을 파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정보를 종합 분석한 결과 반미 항전 열기가 쿠르드 자치지역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돼 파병 재검토는 있을 수 없으며 일정 편제 장비 등 구체적인 파병계획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국방부의 파병 재검토 불가 방침이 변경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파병 재검토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주둔지를 이들 후보지 이외의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고 파병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는 것이 군 안팎의 설명이다. 또 조사단의 안전에 대한 판단은 부대의 편제와 규모, 재건활동 범위, 무장 수준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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