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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부 뺏고 뺏기는 격렬 교전/이라크 상황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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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부 뺏고 뺏기는 격렬 교전/이라크 상황 악화

입력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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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함락 1주년인 9일 미군 등 연합군과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이라크 중·남부 주요 도시를 둘러싸고 뺏고 뺏기는 격렬한 교전을 거듭했다. 미국은 시아파 세력이 점령한 남부 쿠트를 탈환했으나 저항세력은 수니파의 거점 팔루자와 아부 가리브를 잇는 고속도로를 장악하고 미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저항세력들은 특히 외국 민간인 납치와 자살폭탄 공격 등을 병행하는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며 결사 항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5일째 계속된 미군의 포위 공격으로 주민들이 피난을 시작한 팔루자에서 미군은 전투기의 지원을 받아가며 공세를 계속하면서 "곳곳에서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 자지라와 AFP통신 등은 미군이 고작 2㎞만을 전진했을뿐 팔루자 동부에서는 저항세력에게 오히려 격퇴당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관계자는 "지난해 침공 당시보다 저항이 더 격렬하다"고 말했다.

팔루자에선 교전 후 처음으로 저항세력 2명이 자살폭탄 공격을 시도하다 사살되는 등 항전이 점점 처절해지는 양상이다.

AP통신은 미군이 한층 당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9일 정오 팔루자의 종교 및 저항지도자와 이라크 과도통치위원 간 협상을 지원하기 위해 일방적 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시아파의 항전도 계속됐다. 미군은 8일 시아파 저항세력이 사실상 점령한 중부 나자프, 남부 쿠파, 쿠트 탈환을 위한 '단호한 칼' 작전에 돌입, 9일 쿠트를 맹폭한 끝에 재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AFP통신은 미군이 저항세력의 본부만 파괴하고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바스라에선 영국군 1명이 사살됐고 디와니야에서는 스페인군 3명이 매복 공격을 받았다. 카르발라에선 폴란드·불가리아군이 이란 출신 순례객 6명 등 민간인과 저항세력 등 15명을 사살했다.

연합군과 수니-시아 저항세력의 교전이 본격화하고 주요 도시에서 시가전이 전개되면서 연합군 측의 병력 부족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미군 관계자는 "시가전은 최악의 교전 상황이며 저항 세력을 몰아내기엔 병력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미군과 영국군을 제외한 연합군들의 소수 치안병력으로는 방어 외 진압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군이 1사단 귀환을 연기한 것은 미군이 밀리고 있으며 이라크 안정화를 위해서는 병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10일 시아파 성일인 아르비엔냐(초대 이맘인 후세인에 대한 추모기간의 마지막날)를 앞두고 미군과 시아파간의 대규모 유혈 충돌 우려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시아파의 대규모 소요 가능성이 높은 시아파 성지 카르발라에 미군 지원 병력을 급파했다.

폴 브레머 미군정 최고행정관은 순례객들이 성지에 운집할 경우 '매우 실질적인' 폭력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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