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기자 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 위해 일부 기자에게 해당 질문을 사전에 부탁한 것은 대(對)언론 사기극 아닙니까. 부총리가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합니다."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9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1주일 전에 벌어진 '기획 브리핑'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는 언론을 이용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불쾌하다는 신랄한 비판이 쏟아지자 "(기자) 여러분이 기분이 나빴거나 자존심이 상했다고 생각하면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재경부는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 앞서 일부 기자에게 탄핵 사유에 '경제 실정과 경제 파탄' 부분이 포함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묻도록 질문지를 전달했고 이 부총리는 이에 대해 대통령을 두둔하는 '의도된' 답변을 했다.
해당 질문을 한 기자는 그러나 이 부총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기획 브리핑은 교활한 꼼수였고, 이로써 기존에 내놓은 정책들이 선심성이라는 의혹을 받을 만 하다는 세간의 평이 있다"며 "사과만 하지 말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곤혹스런 표정으로 "기자가 질문을 했든 안 했든 내 생각을 이야기하려고 준비하고 있던 차에 기자회견에서 그런 질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부 보고가 있었다"고 모호하게 해명했다.
이 부총리는 이어 지난 주 밝힌 소신에 변함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판결 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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