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함락 1주년을 맞은 9일 이라크 전역에서 주둔 연합군과 수니·시아파 저항세력 간의 치열한 교전과 유혈 충돌이 계속 됐다. 8일 밤부터 9일 새벽까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에서는 불가리아군과 시아파 무장세력이 충돌해 이라크인 15명이 숨졌다.주말까지 카르발라에는 수백만명의 시아파 교도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연합군측은 신도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카르발라의 저항세력들은 10일 아르비엔야 성일(聖日)을 앞두고 "점령군은 물러가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적"이라고 부르면서 "미군을 당장 철수하지 않으면 이라크 전체와 대적하겠다는 것으로 혁명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8,9일 미군 6명과 영국군 1명이 추가 사망, 이 달 들어 연합군 사망자는 50명이 넘었고, 이라크인 사망자도 팔루자 300여명 등 5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바그다드에서는 미군 연료수송차량 행렬이 공격을 받아 최소한 9명이 더 숨진 것으로 전해지는 등 사망자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미군은 9일 시아파가 장악했던 남부 쿠트를 탈환했으나 바그다드 외곽 시아파지역인 사드르시티에서는 퇴각했으며, 아부 가리브 등 중부 수니파 도시에서도 저항세력과 치열한 교전을 계속했다. 미군측은 팔루자 공격을 일시 중단했다.
일본 정부는 9일 이라크에서 발생한 일본인 3명 납치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발족하고 아이사와 이치로(逢澤一郞) 외무성 부장관을 이라크에 급파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에 인질에 대한 정보수집과 석방·구출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미국 정부는 전면 협력을 약속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는 "테러리스트의 비열한 위협에 흔들려서는 안 되며, 자위대를 철수시킬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외무부는 9일 나자프에서 시리아 출신 캐나다 시민권자인 파디 아델(33)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저항세력에 억류 중인 외국 민간인은 일본인 3명, 이스라엘 국적의 아랍인 2명, 영국인 1명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늘었으며, 저항세력이 파병국 민간인을 대상으로 무차별 납치라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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