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올 때까지 왔다.숱한 명승부를 쏟아낸 2003∼04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 10일 오후3시 최종 7차전(원주)에서 우승컵의 주인을 가린다.
정규리그 전적에서 4승2패로 우세했던 자신감을 앞세운 KCC와 2연패이후 무서운 뚝심으로 3승3패를 만든 TG삼보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수비전술
전창진 TG삼보 감독은 '미스매치 수비전술'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앤트완 홀을 KCC 센터인 R.F 바셋의 전담마크 맨으로 정하고, 김주성과 리온 데릭스가 민랜드를 막는 식. 신선우 KCC 감독 역시 '노장 식스맨' 정재근을 내세워 홀의 신경을 자극하면서 밀착 마크하는 전술로 대응해 왔다.
외곽포 대결
김주성과 데릭스의 TG삼보, 바셋의 KCC는 높이에서 호각세를 보이는 만큼 외곽의 기싸움이 승패의 관건. KCC는 조성원과 추승균이 고비에서 한방을 터뜨려줄 때 손쉬운 승리를 낚았고 TG삼보도 6차전처럼 양경민의 외곽포가 살아나면서 짜릿한 역전극을 펼칠 수 있었다. 식스맨의 깜짝 3점포도 중요변수. KCC는 5, 6차전서 수비의 견제를 덜 받은 정재근이 외곽 가담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TG도 신종석과 허재가 터뜨리는 3점포가 난국타개의 돌파구가 됐다.
MVP는 어디로
정규 경기 최우수선수(MVP) 김주성과 득점왕과 최우수용병을 차지한 민랜드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하다. 그러나 현재 경기마다 '새로운 영웅'이 태어나는 판국이다. 홀, 추승균, 이상민, 신기성, 양경민 등 누가 치고나올지 안개 속이다. 욕심을 억제하고 팀 공헌도와 화려한 플레이를 동시에 선보이는게 MVP의 최대 요건이다.
마지막 '해결사'허재
30년 농구선수 인생을 마감하는 허재가 '은퇴 투혼'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 10여분 동안 '셋업맨'으로 투입돼 선수들의 사기를 돋구다 사라지는 역할만 할지, 아니면 왕년의 '농구9단'으로 돌아와 거침없는 플레이로 코트를 장악할지 관심거리다. 역대 7번의 챔프전 중 최종 7차전까지 간 접전은 단 2번이다. 97∼98시즌의 현대(현 KCC)―기아(현 모비스), 2001∼2002시즌의 동양(현 오리온스)―SK가 벼랑 끝 승부를 벌였다. 둘 다 6차전에서 승리, 3승3패의 동률을 이루며 상승세를 탄 팀이 결국 챔피언이 됐다. TG가 심리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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