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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시민단체들 "지지" "낙선" 딴 목소리/10여 곳서 중구난방 명단 발표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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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시민단체들 "지지" "낙선" 딴 목소리/10여 곳서 중구난방 명단 발표 혼란

입력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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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손모(27·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8일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이 발표한 낙선운동 대상자 명단을 보고 당황했다. 손씨가 표를 주기로 마음먹었던 A후보의 이름이 명단에 포함돼 있었던 것. 손씨는 최근 물갈이연대가 지지후보로 A후보를 추천하고 총선시민연대가 다른 유력후보를 낙선대상으로 지목해 쉽게 '표심'을 정했었다.하지만 A후보가 당선후보로도, 낙선후보로도 선정되자 고민에 빠졌다. 손씨는 "비슷한 성향의 시민단체가 엇갈린 판단을 해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감싸 쥐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상당수 시민·사회단체들이 낙선·당선 후보자 명단을 제각각 발표하는 바람에 한쪽에서는 낙선대상인 후보가 다른 쪽에서는 당선후보인 경우가 많아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또 낙선대상이 많아 어느 단체에서 누구를 낙선대상으로 뽑았는지가 헷갈리는 상황이 됐다.

9일 현재 제시된 낙선후보 명단은 총선시민연대 총선환경연대 총선여성연대 등 진보단체와 나라사랑총선연합 바른선택국민행동 등 보수단체를 합해 10여개에 달한다. 이외에 물갈이연대는 당선후보 명단을 내놓았다.

이렇게 명단이 많다 보니 최열 환경운동연합 대표가 모두 대표로 참여하는 물갈이연대와 파병반대 국민행동의 명단이 서로 엇갈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벌어지고 있다. 물갈이연대에서 지지후보로 제시한 신기남(서울 강서갑) 천정배(안산 단원갑) 이종걸(안양 만안) 김근태(서울 도봉갑) 후보 등이 파병반대국민행동의 낙선운동 명단에 포함된 것.

게다가 진보 성향의 단체와 보수 성향의 단체가 각각 낙선대상자 명단을 선정한 탓에 각 단체의 명단을 모두 조합해 보면 유력 후보 대부분이 낙선 대상자에 포함돼 표를 줄 후보가 거의 없게 된다.

또 참가하고 있는 단체가 상당수 중복되는 총선시민연대와 파병반대 국민행동의 낙선후보자 명단을 합쳐봐도 양쪽 모두에 이름이 없는 '운좋은' 현역 국회의원은 단 10명에 불과할 정도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현역의원(167명)의 6% 남짓한 숫자다.

물갈이연대 박병우 편집장은 "시민단체별로 당선·낙선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유권자들 나름대로 어떤 단체의 기준이 적합한지를 판단해 선거를 하게 될 것이므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한 유권자는 "단체들마다 낙선·당선 명단을 제시해 스스로 명단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성향이 비슷한 단체들이 최대한 의견을 모아 2∼3개 정도로 압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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