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물품을 훔친 절도범을 놓고 서울대 학생회측과 경찰 사이에 때 아닌 '프락치' 논란이 벌어졌다.7일 서울대 사범대 사무실 등에서 책 2권과 CD플레이어, 현금 8,000원을 훔친 조모(26·대학생)씨는 다음날 잠을 자러 학생회관의 한 동아리방에 들어갔다가 학생들에게 붙잡혔다. 학생들은 거동이 수상한 조씨를 총학생회실로 데려가 전날 절도 사실을 확인한 뒤 학내 사찰활동 여부를 조사했으며, 조씨는 "일선 경찰서 형사의 협조요청으로 각 대학을 돌면서 학생활동을 감시하고 관련자료를 훔쳤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작성하고 지장까지 찍었다.
감금 하루 뒤인 9일 새벽 조씨는 아버지(58)에게 휴대폰으로 연락했고,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0시30분께 10여명을 투입했으나 학생들의 반발로 조씨만을 데리고 철수해야 했다. 한 학생은 "조씨의 행적이 수상해 학내 사찰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술서를 받아놓으려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씨는 "학생들이 강요해 할 수 없이 각서를 썼다"며 프락치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조씨가 훔친 물품의 피해자가 나타나는 대로 절도 혐의로 사법 처리하는 한편 불법 감금 의혹이 제기된 학생들에 대해서도 진상파악에 들어갈 방침이다.
/황재락기자 find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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