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가 공정거래법상 삼성생명의 지주회사로 분류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규제를 받게 됐다.공정위는 9일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해당여부를 검토한 결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거래법은 '자산 1,000억원 이상, 계열사 지분이 자산의 50% 이상'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회사의 의사나 사업내용과 무관하게 지주회사로 간주, 부채비율 100% 이내 억제와 비금융 자회사 지배 불허 등의 규제를 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에버랜드는 자산이 3조1,749억원이고 삼성생명 등 자회사 주식가액(1조7,402억원)이 자산의 54.8%에 달해 삼성생명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에버랜드는 4월말까지 공정위에 지주회사 전환신고를 해야 하며, 신고를 하지 않으면 최고 1억원까지 벌금을 물게 된다. 또 2년 이내에 자회사인 삼성생명 지분을 현재의 19.34%에서 5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면 삼성에버랜드는 레저사업 등 비(非) 금융사업을 매각해야 하고 자회사인 삼성생명도 삼성전자 등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경우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 같은 해석에도 불구, 에버랜드가 삼성의 공식적인 지주회사로 떠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공정위가 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분류한 것과 관련, "삼성전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 에버랜드의 지분법상 평가이익이 급증함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며 "에버랜드를 지주회사로 운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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