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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당선무효 많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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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당선무효 많아도 괜찮다

입력
2004.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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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당선무효가 될 정도의 위법사례가 40건을 넘는다고 한다. 일단 당선되고 나면 유야무야되거나 기소되더라도 법원판결이 임기를 몇 년이나 지난 시점에야 내려지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이번 선거가 정치개혁의 실천의 장이 돼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그래야 한다. 40명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많은 후보가 당선무효 판결을 받고, 무더기 재선거가 치러지더라도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본때를 보여 부정을 몰아내는 기원으로 삼아야 한다.새 선거법은 후보자 본인이 100만원 벌금형 이상에 처해질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하도록 강화돼 있다. 또 배우자나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등의 300만원 형으로도 당선무효가 된다. 법이 엄격하고, 선관위와 검찰의 집행의지도 강력해 선거풍토의 획기적 개선이 기대된다. 또 얼마 전 대법원은 각급 법원에 선거사범 재판을 1년 내에 끝내도록 권고했다. 전국 재판장들은 당선무효를 피할 수 있는 80만∼90만원의 벌금형은 적절한 양형이 아니며 사건 자체에서 양형의 적정성을 고려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하니 고무적이다.

까다로운 선거법으로 후보들은 매우 힘든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다. 또 유권자들도 후보선택에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선거법은 그동안 수없이 떠들면서도 이루지 못한, 돈 안 드는 깨끗한 선거를 실천해 보자는 국민적 합의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모든 과정과 결과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선거가 돼야만 한다.

수십 건의 재선거는 또 한번의 경제사회적 비용의 지출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낭비가 아니다. 국민이 깨끗한 정치를 누리기 위한 필요 경비일 뿐이다. 돈 뿌리고 밥 사고 흑색비방으로 당선되는 악습을 영구 추방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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