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토종 야생 여우의 사인을 알아내기 위해 이례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까지 나섰다. 국립환경연구원은 8일 남한에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지난달 23일 강원 양구에서 26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토종 여우의 사체를 부검했으나 사인을 밝히지 못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국과수가 몇 년 전 양화대교 아래에서 떼죽음당한 비둘기의 사인을 조사하는 등 경찰의 의뢰로 간혹 동물사인을 감정한 적은 있지만 야생 여우 부검은 처음이다.
환경연구원은 그동안 각종 조사에도 불구하고 여우의 사인을 알아내지 못한데다 발견 현장에서 생존 여우의 물증도 찾아내지 못해 속을 태워 왔다.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야 발견장소 일대에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큰 다른 여우들에 대한 보호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발견 당시 여우의 입가에 피가 묻어 있어 쥐약 등 독극물에 중독된 작은 동물을 먹고 죽은 것으로 추정했으나 1차 부검 결과 독극물 양성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단 혈흔은 여우가 혀를 깨물어 생긴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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