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난 뒤 지난해 롯데그룹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여택수(사진) 전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은 8일 "지난해 8∼9월 신동인 롯데쇼핑 사장이 '당에 전달해 달라'며 주길래 받았다"고 주장했다.여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병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신 사장과는 몇 차례 만나 아는 사이로 참여정부에 애정을 갖고 염려도 많이 해 줬다"며 "'할 얘기가 있으니 만나자'고 해 나갔다가 현장에서 돈을 주는 바람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돈이 현찰로 돼 있어 불법적인 돈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자금으로 받은 것"이라며 "지금은 내게 그 돈을 안줬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여씨는 "제2 롯데월드 건립과 관련, 고도제한이 문제되자 롯데측이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뇌물을 준 것 아니냐"는 검찰 추궁에 "청와대 행정관은 관련 업무를 일체 맡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피고인은 대통령의 '그림자' '손발'로 평가 받고 있지 않느냐"고 하자 "1년 넘게 대통령을 수행해온 것은 사실이나 언론이 '좌희정 우광재'라는 등 대통령을 모시는 저희들을 과장, 증폭해 묘사하고 있다"며 "검찰이 대선 자금 수사에서 액수가 큰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편파수사라는 얘기를 들으면 억울할 것 아니냐"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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