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총선 표밭을 누비는 여성 후보들에게 남편은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다. 남성 후보자 부인들처럼 직접 발로 뛰며 한 표를 호소하는 경우는 적지만 아내가 선거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하면서 드러내지 않고 정치인 부인들을 외조하는 남편들이 상당수다.민주당 추미애(서울 광진 을) 선대위원장측은 "최근 3보1배의 고행 과정에서 남편인 서성환 변호사의 격려 전화가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추 위원장이 몹시 힘들어 하다가도 남편과 통화한 뒤에는 항상 편안함과 여유를 찾았다는 얘기다. 서 변호사는 최근 집을 자주 비워야 하는 아내 대신 '엄마' 역할을 하기 위해 사무실이 있는 전북 정읍을 떠나 서울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고 있다.
한나라당 이혜훈(서울 서초 갑) 후보 남편인 연세대 김영세 교수는 강의가 없는 날이면 선거사무실로 출근해 손님 접대와 커피 심부름으로 하루를 보낸다. 매일 아침 아내의 건강을 위해 비타민을 챙기는 것은 물론 이 후보가 일정을 펑크낼 때는 대역까지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송미화 후보(서울 은평 을)의 남편 임건묵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살려 송 후보의 홈페이지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게시판에 답글을 올리는 것은 물론 사이버상의 각종 여론을 아내에게 전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힘 안 드나' 하는 한마디 뿐이지만 내겐 가장 큰 힘이 된다"(민주당 신낙균 후보·경기 남양주 갑), "저녁에 남편 얼굴을 보면 미안하면서도 피곤이 싹 풀린다"(우리당 양승숙 후보·충남 논산 계룡 금산)는 여성후보자들의 얘기는 남편들이 정치인 여성들에게 누구보다 편안한 휴식처임을 알게 한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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