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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웰빙여행-논산 '딸기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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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웰빙여행-논산 '딸기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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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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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제 철에 먹어야 제격이라고 했다. 그러나 비닐하우스의 등장으로 이 말이 무의미해졌다. 제 철을 잃어버린 과일들이 생겨났다. 오히려 노지(露地)에서 생산되는 과일이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된 것보다 푸대접받는 세상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딸기이다. 딸기는 한때 여름을 알리는 과일이었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제는 노지에서 나는 딸기는 거의 맛볼 수 없다. 더군다나 초여름부터 비닐하우스의 내부온도가 너무 올라가기 때문에 이 시절에는 오히려 딸기를 구하기 어렵다. 대신 한 겨울에도 쉽게 딸기를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집에 편하게 앉아서 먹는 딸기도 좋지만 이왕이면 내 손으로 직접 딴 싱싱한 딸기를 먹고 싶다면 지금 문을 나서자. 국내 최대의 딸기생산지 충남 논산이 목적지다.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딸기체험여행이어서 내용도 알차다.

하지만 농약을 잔뜩 머금고 자란 딸기라면? 걱정 붙들어 매시라. 국내 최초로 천적을 이용한 딸기농사법이 논산에서는 이뤄지고 있다. 비닐하우스에서 바로 따 씻지 않고 먹어도 아무런 해가 없다. 현장에서 실컷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여분의 딸기를 구입해와 잼도 만들어 본다. 가족과 함께 하는 무공해 딸기체험, 또 다른 형태의 웰빙여행이다.

지난 주말 오전 11시 천안-논산고속도로 서논산IC. 30여명의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 한대가 IC를 빠져나오자 미리 기다리던 논산시청 농정과 직원이 인사를 건넨다. 이날 투어에 참가한 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곡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학부모들. 평소 농촌을 체험하지 못한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들이 어렵게 마련한 자리였다. 단짝 친구인 아이들은 싱싱한 딸기를 원없이 먹겠다고 벌써부터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모든 일엔 순서가 있는 법. 빨리 딸기를 먹으러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를 뒤로 하고 우선 논산 일대 유적지 견학에 나선다. 계백장군의 묘와 관촉사 은진미륵을 둘러보았다. 부근이 신라와 백제의 마지막 격전지 황산벌이었다는 사실에 부모들의 귀가 솔깃해진다. 최근 인기를 끈 영화 ‘황산벌’을 재미있게 본 기억이 새삼 났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천적을 이용한 병충해를 퇴치법을 개발, 무공해 딸기의 대량생산시대를 연 한 회사를 방문했다. 어린이들은 딸기에 많이 생기는 병충해인 응애의 천적으로 같은 응애의 일종인 점박이응애가 활용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제 본격적인 체험여행이다. 도착지는 논산시 양촌면 인천리. 충남의 명산이라는 대둔산이 뒤로 보인다. 국내 최대의 딸기 산지다. 2,500여 농가, 1만5,000개의 비닐하우스(100㏊규모)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다. 생산되는 딸기량만 연간 3만톤이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 탄성이 이어진다. 길이 120㎙ 폭 10㎙ 가량의 비닐하우스에 탐스럽게 익은 빨간 딸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딸기열매를 잡고 줄기에서 떼어내자 마치 병뚜껑따는 경쾌한 소리가 난다. 모두들 재미있다는 듯 딸기 따기에 몰두한다.

딸기를 따자마자 씻지도 않고 그대로 입에 쏙 넣는다. 입안 가득 딸기향과 맛이 퍼진다. 지금까지 맛보던 딸기와는 다르다. 최근 국내에서 개발한 ‘매향’이라는 품종이라고 한다. 당도와 신맛이 적당히 함유돼 최상의 맛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생산량이 많지 않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일본으로 수출된다.

1시간 가량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따 먹다 보니 배가 부르다. 체험 비용이 1인당 6,000원이니 본전을 충분히 뽑은 셈이다. 그것도 모자라 별도로 딸기를 구입하는 부모들이 줄을 선다.

학부모 윤주영(37)씨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왔는데 모두들 너무 만족해하는 것 같아 기쁘다”며 “별도로 구입한 딸기는 집에 가서 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딸기체험여행은 주로 주말을 이용해 이뤄지며 우선 논산시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논산그린투어(www.greentour.net)에 들어가 미리 예약을 해야 참가가 가능하다. 30명 이상 단체일 경우 평일에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논산시 농정과 041-730-1385.

/논산=글ㆍ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딸기체험/맛있게 먹기

딸기는 비타민C의 보고(寶庫)다. 귤의 1.5배, 사과의 10배 가량이다. 딸기를 하루에 5~6개만 먹으면 비타민C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설탕을 뿌리면 신진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1, 구연산 등 영양소가 손상되니 피해야 한다.

또 농약제거를 위해 소금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오히려 삼투압작용을 일으켜 농약이 딸기속으로 스며들 우려가 있으니 좋지 않다. 대신 우유와 크림을 얹어 먹으면 딸기에 함유된 구연산이 우유의 칼슘흡수를 돕고, 비타민 C는 철분의 흡수를 도와 이상적인 영양배합을 이룰 수 있다.

딸기를 이용한 요리도 다양하다. 딸기쉐이크, 셔벗, 아이스크림, 요플레, 케익 등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딸기를 가장 오랫동안 먹는 방법은 잼. 딸기를 솥이나 냄비에 담고 딸기무게의 70~80%에 해당하는 설탕을 넣는다. 약한 불에 가열한 뒤 80~90도로 식히면 맛있는 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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