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네트워크와 명성을 지닌 파스퇴르 연구소의 기술력과 한국 과학기술 인재들의 집념이 결합하면 놀랄만한 성과를 이룰 것으로 확신합니다."12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문을 여는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의 초대 소장을 맡은 울프 네바스(39·Ulf Nehrbass) 박사가 8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향후 연구계획과 운영방안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이 연구소는 광견병 백신을 개발한 프랑스 미생물학자 루이 파스퇴르가 1888년 설립한 세계적인 생명과학 연구기관 '파스퇴르 연구소'의 한국지사로, 위염·간염 등 한국인에게 흔히 생기는 병과 함께 말라리아·결핵 등 세계 주요 질병을 연구 중점분야로 선정해 기업 및 학교와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네바스 소장은 "한국은 생명과학 분야의 역사가 길지 않아 깊이 있는 연구가 적은 대신 한가지 목표를 설정한 후 이를 쉽고 빠르게 이뤄내는 순발력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며 "기업체 및 학교에 속한 우수한 연구 인력과 긴밀하게 협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는 잘 짜여진 연구 조직을 만들고 연구 인력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기간으로 삼을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소는 이미 KIST, 포항공대 및 생명과학분야 연구기업 '파나진'과의 기술협력을 추진중이다.
네바스 소장은 "한국 파스퇴르 연구소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동일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풍토병에 대한 백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세계 20여 곳의 파스퇴르 지역연구소와 큰 차이가 있다"며 "세포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첨단 기술인 영상화기술연구 장비와 인력 자체가 서울로 이전하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네바스 박사는 독일 튀빙겐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후 영국 캠브리지대 최연소 생화학 연구석사, 미국 록펠러대 '귄터 블로벨 교수 연구소' 최연소 연구원에 이어 최연소 '파리 파스퇴르연구소' 연구팀장을 거친 생명과학분야의 실력자다.
이 연구소는'게놈에서 신약까지(Genome to Drug)'라는 주제로 10년간 한국정부가 1억 유로(약 1,400억원), 한국 파스퇴르연구소에서 4,600만 유로(약 640억원)를 출연해 운영되며 프랑스인 팀장급 5∼6명을 포함한 국내외 150여명의 연구원이 활동할 계획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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