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해안에서 향(香)고래(사진)가 75년만에 발견됐다.국립수산과학원은 8일 "일가족으로 보이는 향고래 8마리가 지난달 31일 동해남부 구룡포 앞 10마일 해상에서 관찰됐다"고 밝혔다.
향고래는 일제 시대인 1930년포경선이 울산앞바다에서 5마리를 붙잡은 것을 끝으로 우리나라 근해에서 어선에 의해 포획되거나 연구기관에 의해 존재가 확인된 적이 없다. 이번에 발견된 향고래는 몸길이 12∼13m의 어미 고래 1마리와 3∼8m의 암수 새끼 7마리이다.
수산과학원은 향고래가 겨울철 적도 부근 따뜻한 바다에 살다가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에 우리나라 동해 연안까지 북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산과학원 김장근(48) 고래연구센터장은 "회귀본능에 따라 새끼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동해로 들어올 가능성이 커 향고래 개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몸길이 18m, 몸무게 57톤까지 자라며 수심 3,000m까지 잠수하는 향고래는 소설 '백경'의 소재가 돼 유명해졌다. 창자 속에서 생기는 방향성 물질이 고급 향수의 재료로 쓰이면서 과거 무분별하게 남획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울산 울주군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신석기 말기∼청동기 초기)에도 향고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부산=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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