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절대 2000년 16대 총선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17대 총선 개표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KBS, MBC, SBS 지상파 3사가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3사는 16대 총선 개표방송에 모두 45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MBC는 22곳, KBS와 SBS는 21곳의 당선자 예측이 빗나갔다.
제1당조차 맞히지 못하는 최악의 오보를 내 시청자들로부터 "예측방송은 왜 하냐"는 비난을 들었고,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까지 받았다.
그래서 와신상담, 15일 투표가 끝나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될 개표방송에서 총력체제에 돌입했다. KBS와 SBS는 2000년 개표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미디어리서치, TN소프레스 2개사와 예측조사에 나선다.
KBS와 SBS는 전국 243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투표 전날까지 3차례 전화조사를 실시하고, 투표 당일에는 5,000명의 조사원을 동원해 100개 이상의 경합지역에서 출구조사를 벌인다. 2000년 개표방송 당시의 출구조사 대상지역이 77개였던 것에 비하면 범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KBS와 SBS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4명의 교수로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조사과정 전반을 검토 받고, 330명의 감리요원이 투입돼 전화·출구조사가 원칙대로 이뤄졌는지도 검증한다. 이성완 KBS 선거방송 기획단장은 "100% 완벽하게 당락을 맞힐 수는 없지만 예측이 틀린 지역의 개수를 10개 정도로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조사로 인해 동일한 예측 결과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KBS와 SBS는 다양한 방법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KBS는 2003년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 격차 2.3%를 정확히 맞혔던 자체 예측시스템 '디시즌-K'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선보일 예정이다.
KBS는 개표가 3∼5% 이뤄진 상황에서 '디시즌-K'를 통해 오차범위내의 경합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후보를 예측한다. 개표방송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미스코리아 금나나와 탤런트 최불암 등이 출연하는 기획물도 마련했다.
SBS는 지상파로서는 처음으로 쌍방향 개표방송을 도입했다. 시청자가 개표방송 중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알고 싶은 정보를 보내오면 자막을 통해 답해주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방송 도중 총선 결과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 개표가 끝나는 것과 동시에 발표한다.
각 정당이나 투표소 표정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총선 입후보자들과 관련된 미니 다큐멘터리나 총선 격전지의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코너를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한편 MBC는 자체적으로 코리아 리서치와 손잡고 전화조사와 출구조사, 추적조사, 투표행태조사 등 총 12회에 걸쳐 약 48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를 대상으로 예측조사를 한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300명의 전화조사 요원과 4,000명의 출구면접조사 요원에 대한 교육도 각각 10회 이상 실시했다는 것이 MBC의 설명이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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