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접전지 공략승산이 없는 지역은 과감히 포기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총선 지원유세는 철저히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대적으로 지지층이 두터운 영남권은 열세지역을 집중적으로 훑고, 수도권 충청권 등은 접전 가능성이 있는 곳만 골라 다닌다.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만이라도 철저히 결집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박 대표가 5, 6일 속초에서 출발해 삼척 포항 구미 영주 등 10여곳을 집중 공략한 것도 열린우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후보를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 당직자는 "전국 각지에서 박 대표가 오면 지지율이 5∼10% 오른다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면밀한 판세 분석에 따라 동선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과 제주를 훑은 박 대표의 7일 동선도 이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울산은 4개 선거구에서 우리당 후보와 혼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 지난 달 29일에 이어 두 번째 로 울산을 찾은 박 대표는 그러나 통합21 정몽준 후보가 우세를 점하고 있는 동구는 외면했다. 박 대표는 울산 거리유세에서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세력이 견제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호소했다.
/울산=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鄭, 영남 불끄기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선거운동 초·중반의 대부분을 부산·울산·경남에서 보내며 불끄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구의 '박근혜 바람'이 번져와 이 지역 선거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영남에서 1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전국정당화라는 목표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 의장의 소방수 행보에 공이 들어간다.
정 의장은 3일 부산을 방문했고 5일에도 부산·울산, 6일에는 경남을 돌았다. 다음 주에도 적어도 2번 PK 지역을 방문한다.
전체 41석인 이곳에서 우리당은 한때 20석까지 내다봤지만, 최근에는 의석이 한자리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정 의장은 방문 때마다 8∼9곳을 빡빡하게 돌아다니며 지역주의 타파를 호소하고, 탄핵심판론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편 정 의장은 이날 동인천역 앞 유세에서 "최근 한나라당이 수도권과 영남에서 약진하고 있어 제1당이 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의회쿠데타를 일으킨 한나라당이 다시 의회를 장악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秋, 호남에 올인
민주당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투표일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7일에도 전북 곳곳을 돌며 호남표심 공략을 계속했다. 내홍을 딛고 선거운동에 나선 3일 이후 닷새간의 일정을 호남에 '올인'한 셈이다.
추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주에서 선대위 회의를 주재하고 '뉴 민주당' 출범을 선언한 뒤 김제와 군산, 익산 등지를 돌며 '휠체어 유세'를 이어갔다. 추 위원장은 유세에서 "평화민주세력을 분열시킨 열린우리당은 호남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이 될 수 없다"며 "이제 제 정신을 차린 민주당을 살리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연단에 함께 자리한 김홍일 의원을 소개할 때는 "마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옆에 있는 것 같지 않느냐"며 DJ 향수를 한껏 자극했다.
추 위원장은 8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공략한 뒤 내주 초에 호남지역에 다시 돌아와 3배1보 고행(苦行)을 계기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표밭 굳히기에 나설 계획이다.
추 위원장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비판에 대해 "지역주의로 매도한다면 날 보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가서 빌란 얘기냐"고 반문했다.
/김제·군산=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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