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가 돌연 국회의원 연금제 폐지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7일 일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6일 자민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원연금은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 의원들은 물론 다른 자민당의원들마저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행 여부는 미지수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일본 의원연금은 월 10만3,000 엔씩 10년을 지불하면 월 34만엔의 연금을 일생동안 받을 수 있게끔 돼 있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연금의 국고부담률은 30% 정도인데 비해 의원연금은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최근 국회가 연금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원연금에 대한 특혜시비가 불거져 나왔다.
그러나 고령을 중심으로 한 많은 일본 의원들은 "국회의원에게는 퇴직금이 없기 때문에 의원연금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원연금이 퇴직금과 연금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상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야당은 이달 중 중의원 의장 지휘아래 제3자로 구성되는 특별기구를 설치, 개혁방안을 검토키로 합의한 상태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나온 고이즈미 총리의 돌출 발언은 7월 열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계산된 인기발언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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