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시티파크 청약과 계약에 최소 1조∼1조5,000억원의 돈이 은행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통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빚을 내서라도 한몫 챙기려는 '묻지마 투기심리'가 또한번 확인됐다.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시티파크 청약과 계약금 납입을 앞뒀던 지난달말 열흘간 총 2조3,000억원의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이뤄졌다. 1∼20일까지는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오히려 1,000억원 순상환됐으나 청약일(23,24일)과 계약금 납부일(4월1,2일)을 맞아 21∼31일까지 2조3,000억원의 대출이 무더기로 실행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월말엔 카드대금 납입 등 결제수요 때문에 마이너스대출이 늘어나지만 지난달엔 시티파크 청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티파크 청약에 몰린 증거금은 총 7조원으로, 이중 1조∼1조5,000억원은 청약자들이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받아 납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너스통장대출 증가속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9,000억원)을 포함, 총 2조9,000억원이 늘어나 5개월만에 최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한편 시중자금은 은행에서 투신사로 급속히 이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은행수신은 금리하락에 따라 전달보다 9조9,000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투신사 수신은 10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머니마켓펀드(MMF)에 6조원이 몰렸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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