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총선 초반 집계 결과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민주투쟁당(PDI-P)이 골카르당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8일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1억4,700만 표 중 약 18%를 개표한 결과 민주투쟁당은 이중 20.8%를 득표했다. 독재자였던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이끄는 골카르당은 20.1%를 얻었다. 그 뒤를 이어 압두라만 와히드 전 대통령이 창당한 국민각성당(PKB)이 13.9%, 통일개발당(UDP)이 8.1%, 밤방 유도요노 전 안보장관이 최근 창당한 민주당(PD)이 8.0%를 차지했다. 최종 선거 결과는 28일께 발표된다.
앞서 미국 워싱턴의 국가민주연구소의 자체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카르당은 22.7%의 지지를 얻어 18.8%를 얻은 민주투쟁당을 앞설 것으로 나타났다.
1999년 수하르토 하야 이후 두 번째로 치러지는 이번 총선에서는 국회의원 550명과 상원 격인 국민협의회 의원 128명, 32개 주 의회와 시·군 의회 의원이 선출된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표심은 메가와티 대통령 정부에 대한 실망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지금까지 개표 결과로 볼 때 집권 민주투쟁당 지지도는 수하르토가 하야한 5년 전에 비해 3분의 1 이상이 줄었다. AP통신은 "메가와티는 부패를 추방하고 개혁을 추진해 주길 바라는 국민들을 실망시켰다"고 분석했다.
7월5일 인도네시아 사상 처음 실시되는 대통령 직접선거를 통한 메가와티 대통령의 연임은 어려워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메가와티를 10.7% 포인트 앞지르며 강력한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유도요노(31.7%) 전 장관이 민주당의 선전으로 더욱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다는 설명이다.
그 동안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이 대통령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해 왔다. 로이터 통신은 "정치적 성향에서 큰 차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각 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합종연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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