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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귀족 마케팅"

입력
200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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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밤(한국시각) 시작하는 제68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대회의 예상 총수입은 4,360만 달러(약 500억원)이다. 이 중 640만 달러(약 73억원)가 고스란히 이익으로 떨어진다. 마스터스의 마법으로만 빚어낼 수 있는 대박 계산서다.마스터스에는 스폰서가 없다. 그래서 여느 대회처럼 대회 이름에 기업이나 제품이름이 붙지 않는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고간판이나 스폰서용 접대 텐트 하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암대회도 열리지 않는다.

마스터스의 권위와 명예에 거대자본의 논리가 끼어 드는 것을 막기 위한 자존심의 표현이다. 대신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에는 오로지 골프 만이 숨을 쉰다. 이것이 고색창연한 마스터스를 가장 흥미롭고 수익성 있는 대회로 만드는 마케팅 비결의 핵심이다. 이른바 '명품 마케팅'인 셈이다.

마스터스를 가장 마스터스답게 하는 것은 골프팬의 열성이다. 마스터스에서는 관람객을 갤러리 대신 대신 패트론(후원자)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골프장 측이 발급한 평생 관람권을 손에 쥔 마스터스의 열렬한 지지자들이다. 골프장 측으로부터 초청장과 배지를 받은 이들 4만명 만이 원칙적으로 본 대회를 볼 수 있다. '슈퍼볼' 티켓보다 구하기 힘들다는 이 배지는 암시장에서 1만 달러를 호가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마스터스가 이들 특권층 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 4월호는 마스터스 대회 기간 총 27만명이 오거스타를 찾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본 대회는 아니지만 연습라운드를 구경하거나 소풍을 나온 듯 경기장과 클럽하우스 주변을 맴돌며 마스터스 자체를 만끽한다. 이들이 매점에서 먹어치우는 콜라, 샌드위치 따위의 음식물만 260만 달러. 여기에 전체 관람객 중 10만 명 정도가 개인당 평균 200달러를 기념품 구매(총 2,000만 달러)를 위해 지갑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권 판매 수입(1,050만달러) 또한 천문학적이다. 연습라운드와 본 대회 1∼4라운드를 포함한 1주일 통용 입장권 가격은 175달러(약 20만원). 연습라운드를 하루 보는데도 보통 30달러 이상(월·화요일은 31달러, 수요일은 36달러)을 줘야 한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측이 올 초 가격을 무려 40% 가까이 올린 결과이지만 입장권은 여전히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여기에 대회 프로그램 판매액 50만달러와 전세계 수억명의 팬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모으는 대가로 1,000만달러의 중계권료를 받는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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