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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시설 알찬 수업에 입학생 증가 - 시골학교가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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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시설 알찬 수업에 입학생 증가 - 시골학교가 되살아난다

입력
2004.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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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 광주시 번천리 번천초등학교에 입학한 황수범(9·광주시 광주읍)군은 사고로 두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하지만 학교 가는 게 더없이 즐겁다. 19명의 동급생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는데다 학교측은 황군을 위해 1층 화장실에 좌변기까지 별도로 마련해줬다. 1,500권의 장서를 갖춘 도서관과 식당, 컴퓨터실, 실험실 등은 모두 최신식이고 특히 미국인 영어선생님과의 회화수업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 동생(8)도 인근에 초등학교를 두고도 집에서 5㎞나 떨어진 이 학교에 올해 입학했다.

폐교대상에서 인기학교로

폐교 위기에 몰렸던 소규모 학교들이 차별화 전략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팔당 상수원보호구역내에 위치, 1997년 학생수 27명의 초미니학교로 전락해 폐교위기에 몰렸던 번천초등학교의 현재 학생수는 127명.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은 6억여원으로 학교를 리모델링하는 한편 원어민 영어교사와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취미 프로그램 등으로 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학교는 올 상반기 운동장에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생활영어를 체계적으로 배울수 있도록 식당 병원 거리 등의 세트가 마련된 전문영어교실도 개설할 계획이다. 이 학교 이성우 교장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교직원들이 매일 아이디어회의를 할 만큼 노력하고 있다"면서 "1년사이 학생이 10명 늘어났고 최근 전학문의 전화도 꾸준히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 남곡초등학교도 즐거운 학교를 표방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이 학교는 다목적실에 노래방 기기, 러닝머신, DDR 등을 설치했고 미니골프연습장, 인라인스케이트장, 테니스연습장 등도 마련해 결석이 없는 학교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또 영어, 수학, 정보화교육 등도 병행, 학생수가 지난해보다 15명(총 121명)이나 늘어났다.

화성시 청원초등학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교육은 물론 과학탐구 독서지도 컴퓨터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 지난해 83명이던 학생수를 105명까지 끌어올렸다.

농촌 경쟁력 강화로 연결

경제논리만으로 통폐합을 유도하던 경기도의 학교정책이 바뀐 것은 지난해부터. 학교 하나가 없어지면 청장년층이 모두 떠나버려 결국 마을 자체가 사라지는 폐단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경기도, 각 지자체와 공동으로 지원대상학교를 선정, 거꾸로 소규모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실제로 올해 지원을 받은 25개 학교 가운데 13개 학교의 학생수가 늘어났고 나머지 학교도 학생수 감소율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학부모 서명희(37·여·광주시 광주읍)씨는 "남편 직장문제로 서울로 이사가야 하지만 의외로 시골학교가 너무 좋아져 그대로 머물기로 했다"면서 "1학년 아이가 졸업할 때까지 이곳에 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는 "획일적인 학교 통폐합은 장점 보다는 단점이 더 많았다"면서 "시골학교가 살아나면서 인구가 늘고 도심학교의 과밀화 현상도 해소되는 등 상호 보완효과가 커 지원대상을 중학교까지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과거 통폐합 대상이던 6학급 이하 소규모 초·중교 267개교 중 앞으로 4년동안 매년 25개 학교를 선정, 지원할 계획이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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