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최희섭(25)이 화려한 홈런축포로 말린스시대를 활짝 열었다.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프로플레이어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몬트리올 엑스포스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진 이 경기는 최희섭의 플로리다 공식 데뷔전을 위해 준비된 특별 이벤트나 다름없었다. 선제 투런 홈런에, 결승 타점까지. 스탠드를 가득 메운 5만5,000여 홈팬들은 새로운 말린스 영웅의 탄생을 지켜봤다.
0―0이던 2회말 1사2루에서 처음 타석에 들어선 최희섭은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리반 에르난데스(지난 시즌 15승10패)의 한 가운데로 몰린 140㎞짜리 직구를 통타, 우중간 스탠드 중간에 꽂히는 128m짜리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이에 앞서 4구째 자신의 파울 타구에 맞아 왼쪽 다리를 약간 쩔룩거리기는 했지만 당당하게 베이스를 돌아오는 최희섭을 지켜보면서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이자 말린스 구단 사상 최다 관중을 기록한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초이'를 연호했다. 최희섭은 홈플레이트를 밟은 뒤 두 주먹을 입술에 붙였다가 하늘을 가리키는 새로운 스타일의 홈런세리머니도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희섭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희섭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가다 6회와 8회 각 1점씩 내줘 2―2 동점을 허용한 8회말 최희섭은 1사 1, 3루의 찬스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큰 것 한방보다는 3루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팀 배팅이 절실한 순간이었다. 최희섭은 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2구째 낮은 직구를 2루수 땅볼로 연결, 3루에 있던 미구엘 카브레라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에 기분 좋은 홈개막전 승리(4―3)를 안겨준 결승타점이었다. 4회와 7회에서는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최희섭은 4타수 1안타에 3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최희섭은 "홈런보다는 8회 타점이 더욱 기분이 좋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결의를 다졌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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