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창립 51주년을 맞은 SK그룹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등 '뉴 SK' 건설의 시동을 걸고 나섰다. '뉴 SK' 플랜은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철저한 독립경영을 통해 건전한 지배구조와 견실한 사업구조를 갖는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이를 위해 지난달 소버린자산운용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최태원(사진) SK(주) 회장이 사실상 그룹 회장직에 오르며 활동을 재개했다. 과거 그룹 회장실로 집무실을 옮긴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부터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참석키로 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주)는 앞으로 분기에 한번 정도 해외 IR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한 두 번 정도는 최 회장이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서는 대외관계를 전담하는 CR(Corporate Relations) 전략실을 새로 만들었다. 산하에 IR, 법무, 법무지원, 홍보 등 4개팀을 두고 JP모건 이승훈 상무를 IR팀장으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강선희 변호사를 법무지원팀장에 앉혀 내부 진용도 갖췄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SK(주)를 중심으로 SKC, SK케미칼 등 에너지·화학과 SK텔레콤, SK C&C 등 정보통신을 양대 축으로 개편키로 했다. SK네트웍스와 SK해운 등이 유통과 물류로 뒷받침하도록 하고 관련 없는 계열사는 매각 또는 청산 등을 추진하는 형태로 계열사 재편 작업에도 나섰다.
SK생명과 워커힐호텔은 매각작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인터넷 업체인 SK디투디(최근 위즈위드로 개명), 식당운영업인 베넥스인터내셔널, 의류기업 세계물산도 매각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SK그룹은 지난해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는 등 기존 그룹 이미지를 벗고 투명한 지배구조 및 경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주회사격인 SK(주)의 사외이사 비율을 전체의 70%로 확대했으며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가 3분2나 차지하고 있는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어 전반적인 경영감시는 물론, 계열사간 내부거래 여부를 감사토록 했다. SK(주)는 해외자원 개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R& I부문을 신설했고, SK텔레콤은 휴대폰을 통해 방송을 볼 수 있는 위성 DMB사업과 무선인터넷 등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SK그룹으로서는 올 한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소버린측의 경영권 확보 전쟁에서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훌쩍 넘고 있는 데다 소버린측이 여전히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 투명성을 높여 뉴 SK를 만드는 것이 올해 최대 과제"라고 강조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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