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임 효씨의 12회 개인전이 선화랑에서 9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1990년대 이후 우리의 자연과 신화를 창작의 모태로 삼았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생성'과 '상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그는 "자연은 나의 신화적 모태"라고 말한다. 그에게 신목(神木)이나 태양, 달, 새 등 신화의 요소들은 자연과 다른 것이 아니라 일체다.
새 작품들에서 그는 선사시대의 암각화 등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인간 본연의 생성의 에너지이자 인연의 고리로 파악한다. 화면에는 부적 같은 추상적 기호, 돌탑과 나무, 여인의 나신이 수수께끼처럼 숨어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그의 작업방식이다. 직접 닥나무를 가공해서 만든 한지를 중첩해 바탕을 다진 후 수묵과 천연채색을 동시에 쓰고 다시 그 위에 들기름, 콩기름과 옻칠로 마무리한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은 시간의 흔적이 묻어있는 온돌 바닥의 장판지, 세월의 풍상을 견디고 서 있는 흙담 같이 정겹고도 깊은 맛을 준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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