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미국의 강경대응으로 전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미군은 수니파 거점도시 팔루자를 포위하고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 체포에 나서는 등 이라크 양대 종파를 상대로 전면전에 나섰다. 이 때문에 이라크 곳곳에서는 연합군과 알 사드르의 지지자들간의 전투가 이어졌다.
미군은 5일 밤부터 지난 달 31일 발생한 민간 경호회사 직원 살해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팔루자에 대해 헬기 및 포격을 동원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미 해병대원 4명이 저항세력들에 의해 피살됐다고 미군은 6일 밝혔다. 목격자들은 "폭발음과 총성이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이어졌고 미군의 공습으로 일반 시민 5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팔루자는 현재 미군에 의해 사실상 완전 봉쇄돼 있으며 저녁 7시부터 새벽 6시까지 통행금지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
앞서 미군은 5일 알 사드르를 체포하기 위해 그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중부 쿠파 지역에 진입했다. 쿠파를 지키고 있었던 알 사드르의 무장단체 메흐디의 한 조직원은 "미국이 알 사드르를 체포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라며 "그들은 매우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 사드르는 6일 미군의 체포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명을 통해 "더 이상 쿠파의 사원에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라크 시민에 대한 점령군의 공격에 항의하고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나자프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알 사드르 지지자들의 거점인 바그다드 교외 사드르 시티에 대한 반격을 벌였다. 미군은 이날 헬기와 탱크를 동원한 교전 끝에 메흐디가 장악했던 사드르 시티 내 3개 경찰서를 탈환했다. 사드르 시티 병원 관계자는 4일부터 6일까지 최소한 39명의 이라크인이 죽고 12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라크 남부 아마라 지역에서도 6일 새벽 영국군과 시아파간 유혈충돌이 계속돼 사망자가 12명으로 늘어났다고 아마라 보건 책임자가 전했다. 남부 나시리야에서는 이날 이탈리아군과 시아파간 교전이 발생, 이라크인 15명이 사망했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이 보도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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