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지 않을 자는 먹지도 말라." "우리의 한 표가 총·폭탄 되어 민주 전선 지킨다."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 글귀들은 정당의 독려 구호가 아니다. 인터넷 토론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네티즌들의 '참여글'이다.총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통령 탄핵에 집중됐던 네티즌들의 관심이 17대 총선에 대한 참여 여론으로 연결되고 있다. 네이버, 다음, 야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총선 관련 토론장에는 하루 6,000건 이상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탄핵 이슈 이후 급증세를 보였던 방문자 수도 지난달에 비해 100% 이상 늘어났다. 일부 포털 게시판에서는 사용자 폭주로 저녁 늦은 시간에는 속도 저하 현상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뉴스 사이트에 총선관련 내용만 취급하는 별도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 하면 총선 출마자들의 사이버 유세 페이지를 개설, 후보자와 네티즌을 연결하고 있다. 프리챌(www.freechal.com)에서는 선거구별로 모의투표를 실시, 결과를 총선 당일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총선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촉구하는 다양한 풍자물을 통해 분위기를 고양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등장했던 '솔로부대' 패러디를 다시 인용한 '투표부대' 포스터(사진).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이 사용했던 대국민 선전물에 '투표 날 놀러 가는 것은 사치' '데이트를 하더라도 투표는 해라' 등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문구를 삽입, 패러디를 즐기는 네티즌들 사이에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터에 이어 독일 군가를 차용한 '투표부대가'도 등장했다.
패러디 물을 탄생시킨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사이트 회원들은 10일 탄핵반대 촛불시위가 벌어졌던 종로에 모여 오프라인 집회도 열 계획이다. 회원들은 "인터넷상에서 불고 있는 총선 참여 열풍은 젊은층에 한정된 면이 없지 않다"며 "열기를 중·장년층까지 확산시키자는 것이 집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MSN, 네이트온, 아이맨 등 인터넷 메신저 상에서도 대화명에 투표용지의 붉은색 기표 도장인 '㉦' 표시를 달아 주변인들의 투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보였던 네티즌들의 결집력이 이번 총선에는 어떤 힘을 발휘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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