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을 맞아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제2회 남북 청소년적십자 공동나무심기행사' 현장에서는 낯선 벽안의 외국인이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주인공은 노르웨이 적십자사 할버 포슨 로리젠(45) 국제부장.그는 행사 내내 남북 적십자사 관계자들을 오가며 진행을 돕고 60여명의 남북 청소년들과 함께 금강산 온정리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부지에 잣나무 묘목 1,000여 그루도 심었다.
로리젠씨는 1995년 노르웨이 적십자사가 북한에 진출, 의료지원과 식수공급사업 등을 할 때부터 북한에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특히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해서는 황폐한 산림을 복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 국제사회의 지원과 남북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북한은 전력난으로 인해 난방용 벌목이 많고 지난 70년대부터 시작된 산지개간으로 산림 황폐화가 심각한 상태죠. 산사태와 홍수 및 가뭄 등에도 취약합니다."
그래서 로리젠씨는 2001년 7월 대한적십자사를 방문, 남북 청소년이 함께 나무심기 사업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그의 뜻은 지난해 3월 금강산에서 1회 행사가 개최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남북 청소년들의 공동 식수는 푸른 한반도와 평화조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상징적인 의미와 효과를 갖는다"며 "이는 북한의 황폐해진 산림의 복구는 물론, 북한의 식량난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를 일깨우고 남북 정치지도자들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리젠씨는 앞으로 북한에 묘목 제공과 함께 양묘장 건설 등을 지원하고 대한적십자사를 비롯해 시민단체인 '평화의 숲' 등과 북한 산림복구 지원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금강산=공동취재단·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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