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00원까지 떨어져도 수출주도형 한국경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기업의 외화환산이익이 증가해 대한항공의 경우 순이익이 5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 호전 소식에 원·달러 환율이 반등했으나 전문가들은 최근 2주 동안 40원 가까이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달러화 약세 정책을 강화하고 있고, 일본 경기가 강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엔화와 동조현상을 보이는 원화의 절상 압력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증권은 이날 각 업종 대표주 20개 기업의 환율민감도를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50원 절상시 20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평균 5.7% 감소하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2.5%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 같이 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대한항공 한국전력 한진해운 등 주요 기업들이 보유한 외화부채가 환율하락으로 외화환산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이 순이익 55% 증가로 최대 수혜기업이 되고, 한진해운 22%, 동국제강 13.7%, INI스틸 12.2%, CJ 10.6% 순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수출이나 원자재 수입비중이 큰 기업들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맥스의 경우 순이익이 37.2% 감소하고 현대중공업(12.7%), 효성(11.1%), 대우종합기계(9.5%) 순으로 순이익이 줄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증권 김남중 선임연구원은 "원화 추가절상이 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평균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엔화 등 경쟁국 화페의 절상 속도가 원화보다 빠르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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