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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76>코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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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076>코폴라

입력
2004.04.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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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4월7일 미국 영화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코폴라는 존 슐레진저, 아서 펜, 데니스 호퍼 등과 함께 기성 세대의 가치관을 비판하고 미국 사회의 어둠에 카메라를 들이대며 아메리칸 뉴시네마를 이끌어왔다. 그와 동료들에 의해서 미국 영화는 종래의 낭만적 낙관에서 벗어나 지적 거리를 두고 세계를 관찰하는 시선의 깊이를 획득하게 되었다. 코폴라는 또 조지 루카스,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함께 촬영 현장이 아니라 학교에서 먼저 영화를 배운 이른바 '무비브랫'(영화 꼬맹이) 그룹에 속한다.UCLA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현장에 뛰어든 코폴라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작품은 '대부(代父)'(1972)다. 마리오 푸조의 원작 소설을 코폴라가 각색해 만든 이 영화는 정계·경찰 등 제도적 권력과 공모하며 잔혹한 범죄와 부정 축재를 저지르는 이탈리아계 마피아 패밀리의 안팎을 그렸다. 이 작품은 그 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흥행에 크게 성공해 코폴라를 돈방석 위에 앉혀놓았다. 영화에서 제2대 대부 마이클 콜레오네 역을 맡은 알 파치노는 그 뒤 2편과 3편에서도 주인공 역을 맡아 차갑고 강인한 마피아 대부 이미지를 굳혔다.

'대부' 못지않게 코폴라 감독의 이름과 밀착된 작품은 '지옥의 묵시록'(1979)일 것이다. 이 영화는 폴란드 출신의 영국 소설가 조지프 콘래드의 중편소설 '어둠의 오지'(1899)를 베트남 전쟁 위에 포개놓은 작품이다. 원작의 배경인 19세기 말 벨기에령 콩고가 영화 속에서는 20세기 후반 동남아시아로 바뀌었고 스토리의 세부도 판이하지만, 영화는 원작 소설과 비슷한 얼개 속에서 폭력, 식민주의, 인간의 복합성 따위를 천착했다. '지옥의 묵시록'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자기탐닉의 과잉이라는 힐난도 있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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