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집안 살림을 힘들게 꾸려가다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를 돌보지는 못할 망정 딴살림을 차리고 병든 아내를 폭행까지 한 남편에게 법원이 이혼과 함께 전 재산을 아내에게 주라는 판결을 내렸다.1971년 아내 A씨와 결혼한 남편 B씨는 결혼 직후부터 자주 바람을 피우는 등 가정을 소홀히 한 채 아내와 자식들을 폭행했다. 아내는 남편이 생활비를 주지 않자 과일행상, 파출부 등으로 시어머니와 자식을 도맡아 힘들게 생활하던 중 88년 뇌출혈로 쓰러져 반신마비 장애를 얻게 됐다. 그러나 남편의 횡포는 더 심해졌고, 아예 다른 여자와 동거까지 하기 시작했다. 폭행과 폭언을 거듭하던 남편은 2000년에는 아내와 처형, 딸로부터 각각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급기야 남편은 지난해 1월 몸이 불편한 아내를 처형의 집에 맡기고 약값조차 지급하지 않았다.
아내는 결국 남편을 상대로 이혼 청구소송을 법원에 냈고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이강원 부장판사)는 6일 "부부는 이혼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부부 재산의 60%인 9,600만원과 위자료 7,000만원을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부부의 공동재산이 1억6,000여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해 주고도 500만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재판부는 "가정생활을 등한시한 채 외도와 가출을 빈번하게 하고 보행이 불가능한 아내를 집에서 내보낸 남편에게 파탄의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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