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에서 나타난 트러블은 사고가 아니라 장애이고 개통 초기 이 정도는 과도한 게 아닙니다."강동석(姜東錫) 건설교통부 장관은 6일 브리핑에서 "고속철도 개통 이후 반복된 사고를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건교부는 한 술 더 떠 이 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연휴 열차표가 거의 매진되는 등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자체 평가"라고 밝혔다. 고속열차 제작을 맡은 로템의 한 임원 역시 "경험이 부족한 기관사들이 민감한 차량 센서에 과민반응을 하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다. 그는 차량 고장과 운행차질에 따른 지연운행을 '준법운행의 부작용'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의 논리를 좇자면, 고속열차가 멈춰 다른 열차로 갈아타느라 고객들이 허비한 시간은 예견된 장애의 불가피한 고초였고, 개통 전 철도당국이 호언했던 '완벽한 준비' 역시 이 같은 운행차질을 감안한 '완벽'이었던 셈이다. 이 날 건교부와 철도청은 초기 경미한 장애는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고 다시 장담했고, "안전은 믿어도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장담은 또 어느 정도의 양보를 전제한 것인지 누구도 모를 일이다. 건교부가 이 날 밝힌 철도개선대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분노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 100%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고'가 됐든 '장애'가 됐든 개통 초기의 문제야 속이 쓰려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뭐든 잘못된 것은 사소한 것으로 돌리려는 당국자의 접근법은 문제다. 국민들은 "초기니까 그 정도는…"이 아니라 "초기일수록 더욱 더…"를 바라고 있다. walden@hk.co.kr
최윤필/ 사회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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