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런 왕좌는 SK가 '찜'했다."강력한 투수진에 비해 타선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을 받은 SK 타자들의 2004프로야구 초반 활약이 눈부시다.
SK 정경배(30)는 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전 2회 네 번째 타자로 나서 한화 에이스 정민철의 2구를 받아 쳐 좌중간을 가르는 2점 홈런을 친데 이어 5회엔 2―1로 앞선 상황에서 중월 1점 홈런을 뽑는 등 시즌 세 번째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정경배는 전날 LG전 1호 홈런에 이어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삼성 오리어리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3개)에 오르며 홈런킹 경쟁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냈다. 스프링캠프 때 조범현 감독의 조언에 따라 새로운 타격 폼을 수 만번 연마한 끝에 얻은 땀의 결실인 셈. 정경배 역시 "새 폼이 몸에 익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후배의 활약에 시샘이 났던지 2000년 홈런왕 SK 박경완(32)도 7회 좌월 1점 홈런을 뽑아내며 3경기 연속 홈런행진으로 홈런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경완은 4, 5일엔 8회에 홈런을 때려 유독 후반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해결사는 이승엽이 후계자로 지목한 한화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5회 SK 제춘모를 상대로 시즌 1호 홈런을 신고한데 이어 5―6으로 뒤진 9회말엔 이상훈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2점 홈런(2호)을 뽑아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고 홈런 레이스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광주에선 호랑이가 사자를 웃기고 울렸다. 3회 박한이와 박종호의 시즌 첫 랑데부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8회 특급 마무리 임창용을 투입했으나 9회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0회 1사 2루에서 김상훈의 끝내기 우중간 적시타를 얻어맞아 기아에 3―4로 역전패했다.
사직에선 롯데가 6과 3분의1이닝 동안 한 점도 허락하지 않은 염종석의 완벽투구에 힘입어 두산을 4―0으로 눌러 홈개막 경기에 몰려든 1만5,850명의 '부산 갈매기'들을 즐겁게 했다. 잠실에선 현대가 6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낸 '닥터K' 김수경의 눈부신 호투와 전준호 조재호의 적시타 등에 힘입어 LG를 4―1로 꺾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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