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중남미 지역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주개발은행(IDB) 회원권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말 페루 리마에서 열린 45차 IDB 연차총회에 이례적으로 김광림 재경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 우리나라의 IDB 가입 의지와 중남미 지역과의 경제협력 의사를 전달했다. 정부 대표단은 이글레시아스 IDB 총재와 만테가 브라질 기획예산부 장관, 닐슨 아르헨티나 경제·생산부 금융차관 등과 접촉해 한국의 IDB 가입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의 움직임에 맞서 중국도 다음달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초청, 브라질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에 중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중남미 주요 국가를 상대로 IDB 가입을 위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IDB 가입경쟁을 벌이게 된 이유는 보스니아가 경제난을 이유로 지난해말 504주(600만달러) 가량의 지분을 포기했기 때문. 한국은 1986년 정식 가입신청을 해놓고도 여유 지분이 없어 18년을 기다려 왔다. 또 2005년부터 미주자유무역지대(FTAA)가 발족, 유럽연합을 능가하는 거대 경제공동체가 중남미 지역에 들어서게 된 것도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국 가입의 변수로 브라질이 꼽힌다. 김광림 재경부 차관은 "한국은 46개 회원국 중 브라질을 제외한 45개국의 동의를 받아 냈으나 브라질은 한국과 중국에 동등한 자격을 부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가장 큰 장애는 중국을 가상의 경쟁상대로 간주, 중국 가입에 부정적인 미국이다. 그러나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보스니아가 포기한 IDB 지분의 최종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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