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4명의 '여성 전사'들이 지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즈가 5일 보도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카렌 휴 전 백악관 언론담당보좌관, 그리고 아내 로라 부시와 어머니 부시 여사가 그들이다.라이스 보좌관과 휴 전 보좌관은 부시의 측근 중의 측근. 백악관을 쥐락 펴락한다는 소리를 들은 여장부들로 9·11 진상조사와 관련해서도 백악관의 남성을 제치고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선 라이스 보좌관은 8일 9·11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공개 증언을 한다. 그의 어깨에 부시 대통령의 운명이 달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최근 재선 선거운동본부 미디어 담당으로 복귀한 휴 전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아픈 곳을 찌른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담당보좌관에 대한 맞불 작전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부시를 예리하고 단호하며 유머가 있는 최고의 인물로 추켜세운 책을 출간, 지난 주부터 12개 도시를 도는 홍보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 주변에서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갖가지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측은 "정치적으로 쓸모가 있을 때만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 백악관"이라면서 여성 표를 노린 대선전략이라고 깎아 내렸다. 라이스나 휴에 대해서도 낙태나 가족계획 등에 있어 부시 대통령의 보수적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무늬만 여성'이라는 비난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들은 부시 대통령을 따뜻하게 감싸주기 보다는 그가 힘을 되찾고 싸우도록 채찍질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또 이들은 스스로 우두머리인양 하는 부시 대통령의 성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헌신적인 애정을 쏟는다는 점도 같다.
부시의 한 측근 여성은 "부시는 어머니나 아내처럼 똑똑하고 심지가 굳은 여성과 함께 있을 때 아주 마음 편해 한다"며 "그런 여자 품에서 자라면 커서도 다른 여성에게 같은 걸 기대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을 이렇게 키운 '원조 전사'는 어머니 부시 여사이며, 부시 대통령은 한 공개 행사에서 "아직도 어머니 말을 잘 따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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