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볕이 따갑게 느껴진다. 얼마전만 해도 히터를 틀었지만 이젠 에어컨을 켜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에어컨은 알코올 같은 냉매가 증발하며 주위의 열을 빼앗아 가는 원리를 이용한다. 자동차에서는 에어컨 가스가 냉매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에어컨 회로 안에서 순환하는 에어컨 가스는 기체와 액체 상태를 반복하며 열을 흡수하고 방출한다.
널리 알려진 에어컨 상식 중 냉매를 많이 주입할수록 더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냉매는 주기적으로 주입할 필요가 없고 냉매 주입량도 해당 차량에 맞게 적당량을 주입해야 한다. 운전자가 에어컨을 작동시켜 냉기를 충분히 느낀다면 굳이 정비를 할 필요는 없다.
에어컨을 작동했을 때 '삐익'하는 소리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에어컨 벨트가 느슨해져 나는 소리일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에어컨을 끄고 정비업소를 방문, 벨트의 장력을 조정하거나 교환하면 된다. 특히 비 온 뒤 비포장길 등을 운행, 라디에이터 등에 흙탕물이 묻었을 경우 냉방 성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세차를 할 때 깨끗하게 닦아줘야 한다.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외부공기 유입을 선택할 경우 실내로 유입되는 공기가 필터를 거치게 되는데 공기필터의 오염이 심하면 유입되는 공기의 양이 적어 냉방 성능이 저하될 수 있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공기 필터는 1만㎞마다 청소해주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작동했는데도 냉기를 느끼지 못할 경우 조용한 곳에서 에어컨을 켜서 엔진룸 쪽에서 '딱'하는 소리와 함께 차체에 진동이 느껴지는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이 있으면 에어컨 작동을 다시 시도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비업소에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어컨은 크게 압축기, 응축기, 건조기, 팽창밸브, 증발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압축기는 냉매를 압축하고, 응축기는 압축된 냉매를 식혀 액체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엔진의 냉각 팬이 작동하게 된다. 따라서 냉각수를 식혀주는 라디에이터나 에어컨 응축기가 오염됐을 경우에도 냉각효과가 떨어져 엔진 과열과 에어컨 냉방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건조기에서는 마치 필터처럼 냉매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팽창밸브에서는 미세한 관을 통해 액화된 냉매를 안개처럼 증발기 내부에 뿜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만일 냉매에 수분이 함유되어 있으면 팽창밸브 끝이 얼어붙게 되고, 이로 인해 분무가 원활하지 못해 냉방 성능이 저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에어컨의 냉매와 관련된 작업은 비가 올 때나 습도가 높은 날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한편 냉동유는 냉매와 함께 에어컨 회로 내부를 순환하며 작동 부품들의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이 냉동유의 순환을 위해서 겨울철에도 일주일에 5∼10분 정도는 에어컨을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최대범 대우자동차판매(주) 서비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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