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의 에른스트 벨테케(사진) 총재가 과거 독일 민간은행 초청 행사 때 가족과 함께 특급호텔에서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5일 발매된 최신호에서 민간은행 드레스드너방크가 2001년 연말 행사 때 벨테케 총재와 가족을 베를린으로 초청, 최고급 애들런 호텔에 묶게 했는데 그 방값이 약 7,700유로(한화 1,500여만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드레스드너방크측도 벨테케 총재와 부인, 아들 및 아들의 여자친구, 그리고 3살짜리 손녀 등에게 2001년 12월 29일부터 2002년 1월 2일까지 4박5일간 애들런 호텔의 스위트룸 2개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은행측은 다만 "초청자가 숙박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 이 문제는 야당의 즉각적 비난으로 정치쟁점화하고 있다. 독일 야당 기민당의 마르쿠스 죄더 사무총장은 "벨테케 총재가 스캔들을 일으켰다"면서 "완전 진상 규명 때까지 중앙은행 총재직 수행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집권 사민당의 라이너 벤트 의원도 벨테케의 처신이 현명하지 못했다고 가세했다. 벨테케 총재는 함께 초청됐던 한스 아이헬 재무장관이 가족과 함께 베를린 소재 자기 아파트에 머문 것과 비교되면서 더 난처한 입장이 됐다.
그러나 벨테케 총재는 기자들에게 "초청자가 숙박료를 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독일 재무부 대변인도 "벨테케 총재가 이 문제에 대해 정식으로 코멘트하기도 전에 이러쿵 저러쿵 시비를 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엄호했다.
/함부르크=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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