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4분기 이후 하향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정부 관측과는 달리, 고유가가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5일 관련업계 분석에 따르면 고유가 체제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화 약세와 산유국들의 정세 불안이다.
영국의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에서 "유가급등은 원유가격이 표시되는 달러화의 약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유로화 기준으로 본다면 최근 4년간 평균유가보다 별로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원유는 '배럴당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산유국 입장에선 유가가 올라도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실질수입은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부와 석유공사 등은 산유국들의 감산약속이 실제 이행되기 어렵고 2·4분기부터는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들기 때문에 유가는 내려갈 것이란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상태. 그러나 산유국들은 달러가치가 떨어진 만큼 실질 유가목표를 상향조정할 것이 확실시되며, 결국 저(低)달러가 계속되는 한 유가의 대폭적 하락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인 존 샤피로의 말을 인용, "저금리 주식시장부진 등 금융자산의 운용수익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헤지펀드나 일반투자자본이나 원유시장외엔 달리 투자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4분기이후 수요가 줄더라도 산유국 정세불안과 테러위협 고조에 따른 공급차질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현재의 고유가에 포함되어 있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쉽게 제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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