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박근혜(朴槿惠) 효과'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노인 폄하발언' 파문 등으로 수도권과 영남에서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접전지역이 늘어나는 등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이에 따라 정 의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탄핵철회를 위한 한나라당과 우리당의 대표회담을 제안, 탄핵 심판론 재점화를 통한 야당 추격의 차단을 시도했다.
이날 각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을 종합하면 전국적으로는 우리당의 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구·경북(TK)은 '박근혜 바람'에 힘입은 한나라당이 대부분 선거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또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우리당에 대한 한나라당의 추격이 가속화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지난 주 정 의장의 '노인 발언' 이후 우리당에 크게 뒤처져 있던 한나라당이 지명도가 높거나 인물 경쟁력이 있는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회생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유권자들의 '균형심리'가 확산되는 데다 정 의장 발언이 야당 지지자들의 결집 명분을 제공해 한나라당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아직 영남과 수도권 일부에 국한돼 있다"며 "충청과 수도권의 나머지 지역까지 파급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가 탄핵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국론 분열과 상처 치유를 위한 국력 소모가 불가피한 만큼 16대 국회가 탄핵을 철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박근혜 대표와의 회담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탄핵문제를 정치논리로 푼다면 민주주의 근간인 법치·의회주의가 흔들릴 것"이라며 "헌재의 판결을 조용히 기다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거부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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