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자 일본 신문들은 '겨울연가' 주연 배용준의 첫 일본 방문과 프로야구 롯데마린즈 소속 이승엽의 첫 홈런 기사로 가득했다. 3일 하네다 공항 도착 때부터 5,000여명의 여성 팬이 몰려 화제가 됐던 배용준. 4일 그의 팬 이벤트가 열린 시부야 공회당에는 2,000여명이 입장했고 밖에선 들어가지 못한 2,000여명이 비를 맞으며 서투른 한국어로 소리를 질러댔다. 입장권 추첨에는 무려 6만여 명이 응모했다고 한다. 팬 이벤트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도 카메라·취재 기자 700여명이 모여 3일부터 NHK에서 재방영을 시작한 '겨울연가'의 열기를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이날 이승엽은 마린스타디움 주차장에 떨어지는 초대형 장외홈런을 때려냈다. 롯데의 보비 발렌타인 감독은 "내가 본 제일 큰 홈런 중 하나"라고 흐뭇해 했다. 일본 신문들도 추정 비거리 150m의 이 홈런이 이 경기장 사상 최장거리 홈런이라고 평가했다.
요즘 롯데 경기장에선 한국서 투어를 온 열성 팬과 재일동포, 일본인 팬들이 어울려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이승엽을 응원하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새로운 교류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일본에서 한류(韓流) 붐은 이제 새로운 현상도 아니다. 지난 3월 신임 인사차 예방한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영화광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영화 실미도를 꼭 보고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도 6월 일본에 온다.
1984년 한일 지식인들의 서명운동으로 어렵게 NHK교육채널에 개설됐던 한글강좌 교재가 한류 붐으로 올해 중국어 교재 15만부를 제치고 20만부나 팔려나갔다.
일본에서 한류가 더욱 거세게 흐르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실감하는 봄날이 계속되고 있다.
신윤석 도쿄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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