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우주선을 타고 버터별에서 지구로 날아온 어린 왕자. 임금 자리를 물려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철없이 흥청망청 낭비하는 왕자를 보다 못한 임금은 '경제공부를 하고 오라'며 지구로 강제 유학을 보낸다. 경제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던 어린 왕자는 지구 생활을 해나가면서, 사람들과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제를 배운다. '버터왕자의 지구경제 완전정복'(김영사 펴냄, 1·2권 각 8,900원)은 만화로 배우는 어린이 경제서이다. 만화가, 방송작가, 애니메이터 등으로 구성된 창작팀 비타민X가 쓰고 그렸다.
신하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어린왕자의 지구 생활은 실수 투성이다. 버터별에서는 보도 듣도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버터가 화폐로 사용되는 버터별에서 처럼 어린 왕자는 물건 값을 버터로 지불하려다 혼이 나면서 화폐 공부를 한다. 사람들이 화폐를 왜 만들었고, 화폐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는 지 등에 대한 설명도 뒤따른다.
어린왕자는 돈이 없어 거처를 못 구해 설움을 겪는다. 다행히 이를 딱하게 여긴 이웃의 배려로 공짜 방을 얻고, 이 과정에서 재산에 대해 배우게 된다. 재산에는 동산과 부동산이 있고, 부동산은 남에게 빌려주면 일정한 수입(임대료)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에는 돈 없는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돈벌이에 도전한다. 의사와 변호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소리를 듣고 어린왕자는 병원과 법정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의사,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만 웃음거리만 된다. 의사, 변호사가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하고 시험에 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는 돈을 벌고 싶어도 제대로 벌 수 없으며, 따라서 미래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만화는 얘기하고 있다. 작가는 이 부분에서 '기회비용'의 개념을 소개한다. 어린이가 돈을 버는 대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위해 지불하는 기회비용이라는 것이다.
할인매장을 찾은 어린왕자는 물건 값이 저렴해 놀란다. 그 이유가 궁금하던 어린왕자는 할인매장이 생산자―도매상―소매상의 유통 단계를 생산자―소매상으로 단축시킨 결과 물건 값이 내렸다는 설명을 듣고 머리를 끄덕인다. 이어 은행과 예금, 보험, 주식, 세금, 기부금 등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에 대해서도 차례로 배워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사촌인 치즈대공이 지구를 찾아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일전을 벌인다. 문제는 경제 지식 측정. 첫번째 문제는 치즈대공이, 두번째 문제는 어린왕자가 각각 승리해 1대1의 상황. 마지막 문제는 둘에게 돈을 준 뒤, 현명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치즈대공은 이익이 많은 고리대금업을 하지만, 어린왕자는 절반은 은행에 맡기고 나머지는 장애인 회사에 투자한다. 과연 누가 승리할까? 그리고 그 이유는?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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