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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진/1년 전 숨졌다는 그녀에게서 편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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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사진/1년 전 숨졌다는 그녀에게서 편지가…

입력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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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 사진작가 마코토(마쓰다 류헤이). 어느날 뉴욕 소인이 찍힌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그것은 바로 3년 전 헤어진 애인 시즈루(히로스에 료코)가 보낸 편지로, 뉴욕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에 꼭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쓸쓸하게 헤어졌던 옛 생각이 괴로워 편지를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마코토. 그러나 친구로부터 그녀가 1년 전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도쿄에서 곧바로 뉴욕으로 날아간다. 누가 보낸 편지일까.

일본영화 '연애사진'(사진)은 일견 평범한 미스터리 멜로로 비쳐진다. 마코토가 낯선 뉴욕을 헤매며 첫사랑 시즈루를 찾는 과정에서 관객은 몇 번씩이나 속고 만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등장하는 미국 내 소수민족과 인종 차별의 문제, 동성애의 유혹, 애들 물총싸움 같은 어설픈 총싸움에 도대체 뭘 말하려는 영화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특히 주인공이 악당의 총 구멍을 손가락으로 틀어막아 위기를 모면하는 대목에서는 실소마저 나온다.

그러나 영화는 감독이 맘먹고 시도한 듯한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화면 때문에 이 모든 결점을 감싸고도 남는다.

주인공들의 취미이자 직업이 '사진 찍기'였기 때문일까. 뮤직비디오와 콘서트 연출가 출신인 쓰스미 유키히코 감독은 영화를 마치 거대한 사진첩처럼 엮었다. 마코토가 필름 카메라를 찰칵 누르면 영화화면도 찰칵 소리와 함께 정지되고, 시즈루가 도쿄거리를 달리면서 연신 셔터를 누르면 화면도 흔들리며 피사체를 좇아간다.

뿐만이 아니다. 두 젊은 연인의 사랑행각은 조그만 사진들로 다중 분할되기도 하고, 빠른 속도로 역순으로 짜맞춰지기도 한다. 또한 순수했던 옛 사랑을 회상할 때는 이에 맞는 중후한 갈색 톤, 시즈루가 전신주에 올라가 도쿄 시내를 바라볼 때는 광각 렌즈로 본 굴곡진 화면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한마디로 화려하고 재기 발랄한 영상 콜라주의 영화다. 덕분에 '철도원'의 아름다운 여인 히로스에 료코의 존재가 푹 파묻히기는 했지만. 15세 이상. 9일 개봉.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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