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경기회복 수혜 업종인 자동차와 내수소비재 주가가 물가와 유가, 원화 가치의 동반 상승세를 뜻하는 이른바 '신(新) 3고' 에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수출 호조와 신차 출시 예정에도 불구하고 내수 판매 확대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희석되고 있다. 또 '바닥 탈출' 기대감으로 일부 선취매가 유입되며 최근 상승세를 탔던 유통, 음식료, 섬유 등 내수소비재 주가도 다시 한 번 주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자동차 주가 '안개 속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5개사의 업황을 좌우하는 수출은 대체적으로 전망이 밝은 편이다.
최근 집계된 5개사의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7%가 성장했고, 대부분 증권사들도 이 같은 수출 호조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내수 전망이다. 동원·한화·우리증권 등은 완성차 5개사의 1분기 내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로는 4.4% 증가해 2월부터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3개사는 내수 회복 조짐, 성수기, 신차 효과 등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냈다.
반면 삼성증권은 "3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9만3,934대로 1∼2월보다는 증가했으나, 이를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110만대 수준으로 우리의 2004년 판매예상 146만대를 24.7% 밑도는 것"이라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어 "현대차 투싼의 주문잔고가 7,720대가 쌓여있지만 신차로 인한 내수 진작효과가 제한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투증권 역시 "2분기는 자동차 판매의 성수기이지만 내수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 하락과 원재료인 강판가격의 상승이 원가부담으로 작용해 강력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증권과 함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결국 이 두 증권사는 국내 물가와 연관된 국제 원자재값의 상승 및 원·달러 하락(수출 단가 상승)이 내수와 수출에 미칠 수 있는 부담에 주목한 셈이다.
소비재 시장 해빙 멀어
자동차보다 '신 3고'의 파장에 보다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문은 최근 회복세를 보였던 유통 음식료 섬유 등 내수소비재 부문이다.
교보증권은 "수출 호조에 따른 기업 설비투자 확대, 고용 증가 및 임금 상승 등으로 내수가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공감대가 확산됐으나, 원화 강세의 지속 등 추가적 악재로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등 내수 회복 모멘텀이 다시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교보증권은 "당초 3분기에 민간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보다 회복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선택적 소비재인 경기민감주보다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접근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내수소비재업종 투자자들 역시 보다 경기방어적 성격이 강한 KT&G, 농심 등 필수소비재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