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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네거티브 광고戰

입력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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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을 10여일 앞두고 각 당이 부동표를 잡기 위한 미디어 광고전에 본격 돌입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정책 및 이슈 선점을 통한 포지티브 광고보다는 상대당을 흠집내는 네거티브 광고에 치중, "구태 재연"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가장 먼저 TV광고를 시작한 우리당은 지난달 12일 국회에서의 탄핵안 가결 장면을 테마로 잡았다. 밀리그램사가 제작한 이 광고는 의사당에서 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경위들에게 처절하게 끌려나가는 모습과 이를 TV로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물로 시작된다. "이렇게 하면 안됩니다"(유시민)라는 의원들의 절규 속에서 "죄송합니다. 그날은 힘이 모자라 그들을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자막이 깔리고, 석방결의안 가결로 잠시 출소한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과 나란히 앉은 박근혜 대표의 미소가 오버랩된다. 다수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강행처리한 야 3당의 원죄를 상기시켜 '야당 심판론'으로 승부를 가름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타당 후보를 광고 속에 등장시킨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한 관계자는 "민생행보를 하는 정동영 의장의 모습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광고도 제작했으나,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탄핵심판론 기조 위에서 다시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1분짜리 라디오 광고에서 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정 의장의 발언 내용을 듣고 싶어하는 지지자들의 요청 때문"이라는 게 한나라당측 설명이지만, 정 의장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해 중·장년층의 표심을 자극하고 반사이득을 얻겠다는 속셈이다. '이 나라는 아직도 젊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는 내용의 신문 광고 역시 같은 맥락이다.

반면, KECC가 제작한 TV광고에는 방탄국회와 차떼기 불법자금, 탄핵안 등 과거 잘못을 저지른 아들(한나라당)이 어머니(국민)로부터 회초리를 맞고 사죄하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담아 '반성' 메시지 전달에 주력했다. 한 관계자는 "'이제 당신 가슴에 못을 박지않겠습니다'라는 아들의 울먹임과 '그래도 믿을 것은 너 밖에 없다'는 어머니의 말로 새롭게 태어나는 한나라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내에선 광고 방영 여부를 놓고 일부 고위 당직자들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며 강력히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기타 정당

민주당은 광고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등을 담아 민주당의 '정통성'을 보여줘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자세다. 또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를 소재로 한 광고 제작도 검토중이다. 민주노동당 가수 한대수씨의 노래 '행복의 나라로'가 흐르는 가운데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일하는 사람들의 상징 컷이 이어진다. 라디오 광고에선 배우 문소리씨가 출현, 민노당이 서민 대변 정당임을 강조한다. 자민련은 건전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강조한 광고물을 제작했으나 자금 사정으로 방영여부가 불투명하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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