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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 폭로病 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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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 폭로病 도지나

입력
2004.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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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총선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정당간 폭로·비방전의 구태가 어김없이 재연되고 있다. 각 당은 뚜렷한 근거나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식 네가티브전을 전개할 움직임이어서 여론의 질타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은 5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관계자가 우리당 창당자금으로 검은돈 수백억원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준영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노 대통령이 대선전 고문변호사를 맡았던 W병원과 A창투가 검은돈 조성에 관련됐고, 우리당 핵심관계자들도 연루돼 있다는 근거 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은 "우리당 정동영 의장 장남이 2001년 연간 학비만 6,000만원이 드는 미국 보스턴 명문 사립고 브룩스 스쿨로 호화유학을 갔다"면서 "비용의 출처를 대라"고 요구했다. 장 대변인은 또 "농협CA투신이 어떤 근거로 노건호씨 장인에게 고급 아파트를 제공했는지 해명하라"고 전날 노 대통령 아들 건호(31)씨의 장인 사택 입주 의혹을 이어갔다.

열린우리당은 이에 대해 "브룩스 스쿨은 1년 학비와 기숙사비가 3,600만∼3,700만원 정도이고, 정 의장 장남은 이미 스탠포드대 이공계열에 재학중이다"면서 "민주당 얘기는 터무니 없는 부풀리기이다"고 비난했다. 창당자금 의혹에 대해선 "아니면 말고식 무차별 폭로 공세이고 중상모략"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우리당도 맞불작전으로 나섰다. 신기남 선대본부장은 "한나라당 남양주 갑 안형준 후보가 지난 달 31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신고한 선거비용 수입내역에 중앙당 지원금 7,500만원이 들어 있었다"며 "한나라당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후보에게 지급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본부장은 "박근혜 대표가 천막당사로 옮긴 것은 국민을 기만하기 위한 쇼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안 후보는 "입력과정에서 실수로 '0'이 하나 더 기재됐다"고 해명했고, 한나라당 배용수 수석부대변인은 "문제의 750만원은 선거등록비로 각 후보들에게 일괄 지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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