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5일 동해안 지역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훑으며 '박풍(朴風)' 몰이에 나섰다.박 대표는 강원도로 출발하기 앞서 식목일을 맞아 서울 강서구 구암공원에서 기념 식수를 했다. 양양공항 기상 사정으로 비행기가 결항되자 참모들은 일정 변경을 건의했으나 박 대표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 결국 육로로 이동해 강원 유세를 강행했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의지는 영남에서 불기 시작한 '박풍'을 중부권으로 끌어올린 뒤 이번 선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까지 갖고 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는 이날 속초시 조양동의 산불 이재민 임시 거소를 찾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매년 산불 공포에 시달리는 이 지역 민심을 달래는 것으로 동해안 투어를 시작했다. 이 곳에선 한전 측과 산불 원인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이재민들이 박 대표를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산 중턱까지 데리고 가 진상 규명을 호소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어 강릉으로 이동, 기자 회견을 갖고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는 시설 등 면에서 강원도가 적지라는 의견이 많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열린우리당이 전북 유치를 돕고 있는 것을 의식한 공약이었다.
박 대표는 또 군부대가 많은 지역 정서를 감안, 사병 봉급 인상을 제안했고 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제안한 탄핵철회안 1대1 토론에 대해서는 "우리는 헌재 판결을 기다리고 승복할 테니 열린우리당도 승복하면 될 일"이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강원 지역 기대 의석수에 대해서는 "그저 심판을 기다릴 뿐"이라고 비껴갔다.
박 대표는 이어 동해 삼척 영덕 포항으로 이어지는 릴레이 야간 유세를 통해 민생 접하기 행보를 계속했다. 그는 영덕읍 대한노인회에 들러 "어른들을 잘 모시겠다"며 '경로효친' 액자를 선물, '노인폄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우리당 정 의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동해안 투어를 마친 박 대표는 6일에는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구미를 방문, TK지역의 뿌리깊은 '3공 향수(鄕愁)' 되살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강릉=주훈기자 nomad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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