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67·사진) 일본 관방장관이 7일로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 기록을 세운다.관방장관은 정부 대변인, 총리 최측근 보좌책임자, 내각 및 당정협의 조정역 등을 겸하는 중책이다. 지금까지 최장수 기록은 요시다(吉田)·사토(佐藤) 두 내각에서 재임한 고 호리 시게루(保利茂)의 1,258일 이었으나 후쿠다 장관은 7일로 재임 1,259일이 된다.
의원내각제로 장관 평균수명이 1∼2년인 일본 정치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시절인 2000년 10월부터 현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까지 3년 6개월이나 관방장관 자리를 지켜온 것만으로도 그의 정치력을 짐작케 한다.
그는 '신중거사(愼重居士)'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매일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하는 반성으로 해나가고 있다"며 "재임 기간으로 자랑할 일은 아니라고 스스로 경계하고 있다"는 신중한 말로 소감을 대신한다.
고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의 장남인 그는 2세 정치인으로는 특이하게 석유회사 등에서 20여년간 직장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부친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역시 후쿠다 전 총리의 비서 출신인 고이즈미 총리(62)와는 자연히 인연이 깊어 일본 언론들은 둘을 "정치적 부부"라고 부른다. '일언거사(一言居士)', '정계의 헨진(變人·괴짜)'이라는 별명의 고이즈미 총리가 항상 파란을 일으키는 남편이라면 조용히 이를 수습하는 아내가 후쿠다 장관이라는 비유다.
일본 언론들은 그를 막후 2인자라는 뜻에서 '그늘의 총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말없이 물밑에서 움직이는 탓에 '비밀정치'라는 비난도 듣는다.
오랜 회사원 생활에서 "판단기준을 국민의 상식에 둔다"는 정치원칙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평화, 안전, 안심 등이다. 대 북한 대화파인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외무성 심의관을 중용하는 등 북한, 한국, 중국과의 민감한 외교문제에서 항상 대화노선을 견지해왔다.
그가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관방장관으로 계속 남을 지, 자민당으로 자리를 옮길 지에 따라 정권 구조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신윤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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