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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내달 방영 "장길산"/본보연재 장길산 30년만에 드라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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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내달 방영 "장길산"/본보연재 장길산 30년만에 드라마로

입력
2004.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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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0월부터 10년간 한국일보에 연재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작가 황석영의 역사소설 '장길산'이 30년 만에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SBS는 5월 17일 50부작 월화 대하사극 '장길산'(극본 이희우, 연출 장형일·박경렬) 첫 방송을 내보낸다. 드라마 '장길산'은 17세기 숙종 때 광대 출신 의적으로, 임꺽정 홍길동과 함께 조선조 3대 대도(大盜)로 꼽히는 장길산이 관아와 부호를 털어 백성을 돕는 활약상을 담은 대하 사극이다. SBS는 당초 1994년 판권을 사들였으나 원작자인 황석영씨가 방북 사건으로 국가보안법을 위반해 구속되고 남북 합작이 무산되면서 드라마 제작이 결렬됐다.도망친 여비(女婢)의 몸에서 태어난 비천한 신분이지만 썩어빠진 나라를 뒤집고 백성들을 위한 새 세상을 건설하려는 큰 뜻을 품은 당대의 영웅 장길산 역은 영화배우 유오성(38)이 맡았다. 탤런트 한고은(28)은 사당패 창기로 길산의 정인(情人)이 되는 묘옥 역에 캐스팅돼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이밖에 탤런트 최재성은 길산 아버지 장충 역으로, 코미디언 정준하는 길산의 친구로 힘이 장사인 광대 출신 승려 갑송 역으로 출연한다. 송도 상인의 거두로 길상을 물밑에서 돕는 박대근은 탤런트 김영호가 연기한다.

연출은 SBS 드라마 '덕이' '형제의 강' '야인시대' 같이 선 굵은 작품을 만들어온 장형일(66) PD가 맡았다. 장 PD는 "80년대 군사정권 시절부터 황석영씨와 이 작품을 드라마로 만들자고 의기투합 했었다"며 "기성의 잘못된 제도와 부패정권을 개혁하고자 하는 인물인 '장길산'은 나라 안팎이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이 시대에도 여전히 필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드라마 '장길산'의 극본을 집필하고 있는 이희우 전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다모'처럼 현대적으로 가는 대신 당대 기층민들의 삶을 문학적 향기로 그려낸 원작의 맛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다짐했다.

SBS는 '장산곶매가 독수리와 뱀을 물리치지만 결국 사람이 묶어놓은 붉은 끈 때문에 죽고 만다'는 '장길산' 도입부에 나오는 전설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고 충남 태안반도에 1만 5,000평 규모의 드라마 세트장을 건설하는 등 대단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시청률이나 작품성에서 국민드라마 '대장금'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유오성―한고은 캐스팅에 대한 회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드라마 '장길산'의 제작발표 회장에서는 이에 대한 부담감 탓인 듯 유오성이 술에 취해 "시청률로만 평가하지 말아 달라"고 강변하며 횡설수설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장 PD는 "유오성이 영화 '친구' 이미지가 강한 건 사실이고 조각 같이 잘 생겼을 것 같은 장길산과 뭔가 어울리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오성이가 길산으로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해명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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